두달 쯤 전 서울에선 비둘기들이 이래 목욕하던 날씨였는데, 이젠 머나먼 남쪽동네에도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다. 저 사진은 홍대입구 프리마켓이 열리는 공원에 물웅덩이에서 목욕하던 비둘기가 있길래 그냥 찍어두었는데, 지금 다시 꺼내보니 싸늘해 보이는게 작금의 추위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듯 하야 첨부.
이 동네는 여름에 아주 덥고 겨울에 꽤 추우니 가중치 두배.
대구는 도심 한복판에서 접근성이 굉장히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공간들이 많이 남아있는 신기한 도시다. 서울같았으면 이미 예전에 빌딩숲이 점령했을 요지에 아직 단칸방스러운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대구 인구가 그리 부족한 편이 아닐진데 도시 면적 자체가 넓어서 그런지 도심지의 수직성이 강조되는 서울과 달리 고만고만한 건물군들이 모여 도심지가 이루어져 있고, 앞은 2층건물스러운데 뒤쪽에서 바라보면 일제시대 기와집같은 표리부동한 모습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사진찍는 입장에서는 이 아니 재미있을수가 =)
갑자기 추워진 주말에 사진기를 메고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들른 골목길에서 사진 몇장을 찍다.
화이트밸런스를 수동으로 최저값으로 세팅해도 붉은기가 가시지 않는 이놈의 조명들이란.
색온도 조정 필터를 사야지사야지 하면서 돈타령 시간타령으로 손도 못대고 있는 나날의 연속.
사실 일반적인 백열등과 달리 골목길에 흔히 달려있는 붉은기 도는 저 보안등; 들은 색온도가 2500K미만이라 일반적인 방법으로 정상적인 색을 뽑아내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저리도 붉은기 가득한 사진이 찍혔다. 야경사진일때는 수동 화이트밸런스가 필수지만 이정도 상황이 되면 수동이고 뭐고 GG. 오로지 플래쉬나 색온도 필터밖에 해답이 없는 듯 하다.
게다가 1:1사이즈 사진으로 보면 사진 왼쪽 위에 오리온자리까지 찍혀있는 장노출 사진인지라, 필터를 빼고 찍었음에도 플레어가 번쩍번쩍하는 이유는 아빠번들1) 이기 때문-_-?;
날씨는 춥고 일은 많고 의욕은 상실되는 요즘. 하루에 약만먹어도 배부른-_ㅜ 나날이기에 뭔가 힘낼수 있는 기회가 닿았으면 하는 시기가 온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