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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20 Trainholic by estea

Trainholic

NIKON D200 | 4sec | F7.1 | 18mm | 2006:08:19 20:04:15
Nikon D200+AF-S 18-70mm F3.5-4.5. 대구광역시 동구 동대구역. 2006년 8월.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길게 뻗은 레일위로 달리는 기차만큼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는 동기가 어디 있을까.
여행은 걸어가는 걸음마다, 눈길이 닿는 거리마다, 지금까지 보지못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오래된 동화책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부른다. 무거운짐도 바다를 건너갈 비행기도 필요없이 한번도 가본적 없이 무심코 지나치던 이웃동네 시장길을 거닐때에도 그 새로움에 두근거리는 기분. 

예전에 기차를 타고 통학하던 시절에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가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집에 돌아가다 무심코 한정거장을 지나쳐서 내리고 다음 기차가 올때까지 역 근처를 배회하며 즐거워 한 적도 있었다. 언젠가는 더 먼 곳에 가볼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필름을 정리하던 때가 있었다.
국가의 녹을 긁어먹게 된 이후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 앞으로도 갈 수 없을 곳에서 일했다.
지금은 대구에서 일하고 있고 이전보다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 가볼 수 있는 장소도 더 많아졌지만 왠지 예전보다 돌아다니지 않게 된것은 나이의 탓인지.

KTX는 같은거리를 빨리 달리면서 비싼 가격만큼 우리에게 여유를 갖게 해 주었다. 그러나 300km달리는 창밖에 보이는 풍경은 소음차단벽과 가로로 달리는 터널의 불빛 뿐.
시속 60km로 달리는 통일호에서 출입문을 열고 손잡이에 매달려 바깥 풍경을 즐기는 (Don't Try This at Home" by WWE;) 여유가 그리운 사람은 나 이외엔 없는것일까.

필름이 집에 있어서 스캔할 수는 없지만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에서 서울로 가던 중 발전차가 달려있지 않은 제일 뒷칸에서 출입문을 열고 기차끝에 앉아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다. 어느 간이역에 진입하면 좌우로 갈라지는 대피선의 레일들. 대전조차장에 들어서면 수없이 뻗어나가는 은색의 레일들을 보고있으면 중독성마저 느껴질 정도로, 눈에서 뗄 수 없는 기묘한 느낌들.
이 글을 보고있는 누군가가 경부선이나 호남선 무궁화호를 타게 된다면, 기차에 타기 전 기관차 뒤에 발전차가 붙어있는지 확인해보자. 만일 발전차가 달려있다면, 그 기차의 1호차 출입문 밖에는 달려가는 기차에서 뻗어나가는 은색의 레일이 당신을 기다릴것이다.

p.s 사이즈를 무작위로 줄였더니 레일이 휘어보이는데, 사실은 휜거 아니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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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tea

2006/08/20 03:32 2006/08/2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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