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종말 리포트 1 - 10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민음사
인간 종말 리포트 2 - 10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민음사
시녀이야기의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서점에서 보고 적어뒀다가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사람 책을 보면 SF가 사변소설이라는 이야기가 와닿아서 읽을 때마다 놀란다. 시녀 이야기도 전혀 아무 생각없이 헌책방에서 우연히 산건데 대박이었고, 이 책도 어떨까 읽어본게 또 대박.

시녀 이야기에선 현실에서 정치 부분만 떼서 확대해석 극단화한 미래를 그렸는데, 인간종말리포트(원제는 오릭스와 크레이크였던것같다. 멸종한 동물들의 이름을 땄다고 함)의 경우는 유전공학이 비대하게 발달한 후 인간의 미래를 그렸다. 복제양 돌리가 나온게 90년대 말이었고 황우석 사태도 있었으니까 모두가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이야기를 작가의 스타일로 그렸다. 책 표지는 초록과 형광주황이지만 안은 회색이었다.

천재 유전공학자인 크레이크는 과거 화자인 지미의 친구였고, 현재는 지미 혼자 남은 현실에서 새로운 인류의 창조자다. 오릭스는 크레이크와 지미의 연인이고 화자가 가진 미련의 총집편. 지미는 자기 계층에서의 현실만을 경험한 룸펜 프롤레타리아스럽게 오릭스의 백마탄 기사이길 바랬던 과거와 아무도 남지 않은 현실에서 모든 생물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신인류의 모세 역할을 하며 과거와의 괴리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현재 (아마도)유일한 생존자. (능동적 변화의 주체/다른 세계의 사람/어정쩡하게 걸쳐있는 스테이터스 중간치의 사람 정도로 말할수 있을것 같다)

이 셋의 과거는 극단적으로 유전공학이 만연된 사회. 닭가슴살과 닭다리만을 얻기 위해서 엄청난 크기의 닭을 개량하고, 입 외의 눈과 그밖의 필요없는 부위는 아예 유전자 단계에서 삭제해버렸다. 돼지의 몸 안에서 인간의 장기를 키워 이식하는데 쓰이고.. 대기업은 돈을 벌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산된 걸 먹고 유전공학자는 엄청난 몸값을 받고 여기저기로 스카웃되는 사회.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시점과 그다지 멀진 않은것 같아서 소름이 끼쳤다.

현재는 지미 혼자 살아남아 크레이크가 만들어낸 신인류-모든게 크레이크가 생각하는 과거의 인류보다 낫게 개량되었다. 덜 먹고 변을 다시 소화시켜 섬유질을 흡수하고 발정기에는 색으로 유혹하며 발정기 이외에는 성관계가 없는. 체취로 벌레를 쫓고 집착과 소유와 지배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갖가지 노력의 총집편-에게 창조자 크레이크(하늘)와 오릭스(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늘과 땅에 대비해서 설명해준다. 먹고살기 위한 노력 사이사이에 기억의 편린들이 끼어들어 지금의 생활을 더 비참하게 한다. 만약 그게 나라면? 번역자가 제목 너무 잘 지은거 아냐....ㅠㅠ


중력의 임무 맨 마지막, 당신들의 기술을 내게 알려주시오! 라는 요청에 이미 너무 많은 단계를 뛰어넘어서 지금의 기술을 알려줄 순 없지만 기초는 가르쳐주겠다는 응답을 했던 부분이 생각났는데(이 기억은 맞나..) 모든게 리셋되고 인류가 다시 이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지미에게, 비슷한 대답을 했던 크레이크의 대사가 생각났다. 다음에 적어와야지.

시녀 이야기도, 이 책도 추천. 근데 읽고나면 우울하다. 엄청나게 근미래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에게는 이게 작가가 쓴 책의 특징처럼 느껴진다. 한 부분을 극대화시킨 만큼 충격도 극대화로 먹게 된다. 절판되기 전에 사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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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22:20 2009/08/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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